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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훈목사 칼럼

두 발가락 감사

그런 날이 있습니다. 주변을 돌아볼 시간도 없이 바쁘게 뛰어다녀야 했던 날, 지친 다리를 이끌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하루를 돌아보는데 내 뜻대로 된 일이 아무것도 없어 복잡하고 답답한 마음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 순간 마음을 제대로 붙들지 못 하면 갑자기 터진 둑처럼 마음에서 원망과 불평 그리고 분노가 쏟아지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처럼 어쩌다 하루가 아니라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매일 절망과 두려움, 원망과 불평으로 가득했던 인생을 살았던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선천적으로 두 팔과 두 다리가 없이 태어난 닉 부이치치 목사입니다. 그는 모든 사람이 당연하게 가지고 있던 사지를 갖지 못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제대로 모양을 갖추지 못한 발 한 쪽과 그 발에 달려 있는 두 개의 발가락만을 허락해주셨습니다. 그가 느낀 절망감이 얼마나 컸었던지 8세 어린 나이에 자살을 시도했을 정도입니다. 닉은 항상 화가 나고, 무기력하고, 두렵고, 절망적인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15세 되던 해 어느 날, 날 때부터 맹인 된 사람의 장애가 하나님의 역사를 드러내기 위함이라는 요한복음 9장 말씀이 그의 마음에 들어왔습니다. 닉은 자신의 장애가 하나님의 실수가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임을 깨닫게 된 뒤 절망에서 벗어나 희망의 인생을 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수많은 사람들을 위로하고 용기를 주는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고백합니다.
“신체장애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살다보면 누구나 고통을 겪습니다. 그러나 인생의 목적이 있다면 어떠한 고난도 능히 이겨낼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다른 사람의 손과 발이 너무나 부러웠고 내 모습에 절망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다리가 없다고 절망하고 불평하기보다는 제가 가진 두 개의 발가락으로 인해 감사합니다.”

우리 인생에는 지우고 싶은 실패와 결핍의 모습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결단코 절망의 이유가 되지 못합니다. 우리 인생의 실패와 결핍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용하시는 귀중한 통로가 되기 때문입니다.

삶 속에 절망이 찾아올 때, 바쁜 일상을 잠시 멈추고, 언제나 나와 동행하시는 하나님께 내가 가진 “두 발가락”으로 감사를 드립시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연약한 상처와 실패를 들어 아름답고 놀라운 일들을 이루실 것입니다.†

(恩海)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위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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