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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훈목사 칼럼

진정한 기도의 영성

신앙인에게 있어 기도의 영성을 기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기도의 영성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현실의 삶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종교 개혁의 아버지 마르틴 루터는 “나는 평소에는 한 시간을 기도하고 바쁜 날에는 세 시간을 기도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마르틴 루터가 말한 것처럼 우리가 바쁘게 일을 하려고 하지 말고 기도함으로 하나님께서 일하게 해야 한다”라고 주장합니다. 물론 이런 이야기가 틀린 말은 아닙니다. 우리의 연약함으로 일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에 하나님께서 일하시도록 최선을 다해 기도하며 하나님의 도움을 구해야 합니다.
그러나 마르틴 루터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 가지 새로운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마르틴 루터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미루어 두고 그 시간에 기도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바쁜 날에는 평소보다 두 시간 먼저 일어나서 세 시간의 기도를 했던 것입니다. 그는 결코 자신의 영성 생활을 위해 현실의 삶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영성의 열매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의지하는 마음으로 치열하게 현실의 삶을 기경함으로써 은혜의 싹이 피어나고, 시간과 정성을 들여서 가꾸고 돌봄으로써 나무로 자라나고, 마침내 열매를 맺게 되는 것입니다.
기도는 삶의 어려움에서 벗어나는 도피의 수단이 아닙니다. 반대로 기도는 삶의 어려움으로 뛰어 들어가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극심한 고난과 두려움 속에서도 기도의 능력으로 종교 개혁을 위해 헌신했던 마르틴 루터의 삶의 모습을 본받아야 합니다. 우리 모두 주어진 삶의 자리에서 기도로 살아가며, 삶으로 기도하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恩海)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위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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